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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한글 소설

삼국지 - 북방의 그림자, 무안국의 탄생

by 이익의 소중함 2025.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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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북의 변방, 바람이 거칠게 휘몰아치는 들판 한가운데 작은 마을이 있었다.  
이 마을에서 태어난 무안국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체격과 힘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그러나 그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봄이면 가뭄과 흉년이, 겨울이면 도적떼와 외적의 습격이 끊이지 않았다.  
무안국의 집안 역시 가난했고, 아버지는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와 어린 동생을 부양하며, 그는 매일 새벽마다 들판을 달리고,  
저녁이면 마을 어귀에서 낡은 나뭇가지로 창술과 검술을 익혔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불러 함께 짐을 나르고,  
때로는 논둑에서 싸우는 장정들 사이를 말리게도 했다.  
무안국은 힘이 세다고 자랑하지 않았다.  
오히려 약한 이를 도우며,  
굶주린 아이에게는 자신의 밥을 나누어주곤 했다.

열여섯이 되던 해,  
마을에 흉악한 도적떼가 들이닥쳤다.  
밤하늘에 불길이 치솟고,  
여인들은 아이를 안고 울부짖었다.  
장정들은 두려움에 떨며 집 안에 숨어버렸다.  
무안국은 어머니와 동생을 헛간에 숨긴 뒤,  
낡은 쇠몽둥이를 들고 홀로 마을 어귀로 나섰다.

“이 마을엔 줄 게 없다.  
돌아가라.”  
도적의 우두머리가 비웃으며 칼을 뽑았다.  
“어린 놈이 까불기는!”

무안국은 두려움을 삼키고,  
마치 산짐승처럼 돌진했다.  
쇠몽둥이가 도적의 칼을 튕겨내고,  
두 번째 휘두름에 우두머리의 이가 부러졌다.  
도적들은 잠시 당황했으나,  
곧 사방에서 그를 에워쌌다.

등과 팔, 다리에 상처가 났지만  
무안국은 물러서지 않았다.  
마을의 늙은 개 한 마리가 그의 곁에 달려들었다.  
그 순간,  
숨죽이고 있던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밖으로 나왔다.  
농기구와 돌멩이를 들고,  
무안국의 등 뒤에 섰다.

“이제 그만 돌아가라!”  
도적떼는 허둥지둥 달아났다.  
무안국은 피투성이가 된 채 주저앉았고,  
어머니가 달려와 그를 끌어안았다.

그날 밤,  
마을 사람들은 작은 모닥불을 피워놓고  
무안국의 상처를 감쌌다.  
노인은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  
“힘이란, 남을 짓밟는 게 아니다.  
오늘 너는 모두를 살렸다.”

무안국은 그 말을 평생 가슴에 새겼다.  
그날 이후,  
그는 자신의 힘이  
누군가를 위해,  
정의와 의리를 위해 쓰여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들판에 바람이 불고,  
무안국은 다시 쇠몽둥이를 들었다.  
이번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마을, 그리고 약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더 강해지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이름은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으나,  
북방의 작은 마을에서  
진정한 무사의 신념이  
조용히 싹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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